봄빛
눈뜨면 백운대를 감싸고 도는
풍성한 햇살과 바람
아침마다 새로이 만난다
겨울의 어두운 허물을 벗은
저 신선한 바위벼랑의 소나무
창문에 모여드는 풋풋한 기운
난초잎마다 청산이 찰찰 넘친다
어쩔까
어쩔까
땅기운으로 하늘기운으로
꽃대궁은 수멀대며 일어서는데
눈병 날 일이다
제멋대로 꽃은 벙글어 터지는데
눈 멀 일이다
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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