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비밀』2010

<시> 강가에 서다

洪 海 里 2010. 2. 7. 20:14

 

강가에 서다

  

洪 海 里

 

 

왜 강가에 서서

흘러가는 물을 바라다보는가

 

텅 빈 가슴으로

어처구니 빠진 맷돌처럼

우두커니 서서, 망연자실,

물결만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것은

 

다 잃고 나면

다 잊고 나면

다 버리고 나면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착해지고 싶어서일까

 

새벽마다 정화수井華水 길어다 놓고

정성 다해 손 모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치성 들이듯

재를 올리듯

 

다 씻어버리고 싶어서

다 흘려보내고 싶어서

오늘도 빈 웃음을 허공에 날리며

막막히 강물만 바라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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