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서다
洪 海 里
왜 강가에 서서
흘러가는 물을 바라다보는가
텅 빈 가슴으로
어처구니 빠진 맷돌처럼
우두커니 서서, 망연자실,
물결만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것은
다 잃고 나면
다 잊고 나면
다 버리고 나면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착해지고 싶어서일까
새벽마다 정화수井華水 길어다 놓고
정성 다해 손 모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치성 들이듯
재를 올리듯
다 씻어버리고 싶어서
다 흘려보내고 싶어서
오늘도 빈 웃음을 허공에 날리며
막막히 강물만 바라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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