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비밀』2010

<시> 비백飛白

洪 海 里 2010. 2. 8. 05:26

 

비백飛白

 

洪 海 里

 

 

그의 글씨를 보면

폭포가 쏟아진다

물소리가 푸르다

언제 터질지 모를

불발탄이 숨겨져 있다

한켠 텅 빈 공간

마음이 비워지고

바람소리 들린다

펑! 터지는 폭발소리에

멈칫 눈길이 멎자

하얀 눈길이 펼쳐진다

날아가던 새들도

행렬을 바꾸어

끼룩대면서

글씨 속에 묻히고 만다

길을 잃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한 구석에보일 듯 말 듯

뒷짐지고 서 있던

그가 화선지에서 걸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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