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개나리꽃

洪 海 里 2010. 3. 10. 17:11

 

개나리

꽃 

 

洪 海 里

 

 

가을에 피는 개나리꽃을 보며
청량리 뒷골목에서 만났던 
창백한 소녀를 생각는다.
처음엔 해득 못할 손짓을 던지던 그녀
수없이 온몸으로 던져오는 금빛 감탄사
눈빛 젖은 가지마다 종소리가 터지고
열예닐곱 나이 속에 꽃을 피우던
그녀의 가슴으로 가을빛이 잦아들고
하늘 가득 금빛 종소리
떨어져 내리는 금빛 종소리.
(1982)

 

 

개나리꽃

 - 꽃시 2

 

그대는
땅 속의 사금가루를 다 모아
겨우 내내
달이고 달이더니,

드디어
24금이 되는 어느날
모두 눈감은 순간
천지에 축포를 터뜨리었다.

지상은 온통 금빛 날개
종소리 소리 …
순도 100%의 황홀
이 찬란한 이명이여.

눈으로 들어와
귀를 얼리는
이 봄날의 모순을
누구도 누구도 어쩌지 못하네.

(1989)

 

개나리꽃

개나리 마을에 가면
지하 깊숙한 암흑 속에서
구리빛 사내들
금 캐는 소리.

지상의 따스한 한때
눈 고운 처녀애들
손끝에서 터져나오는
금빛 웃음소리. 

 

 * 개나리꽃은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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