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들
洪 海 里
金가네 울타리에는
목 잘린 해바라기 대궁 하나 서 있고,
李가네 밭에는
옥수수 이파리 바람에 부석거리고,
朴가네 산에는
알밤 털린 밤송이만 굴러다니고,
崔가네 논두렁에는
빈 꼬투리만 콩대에 매달려 있고,
洪가네 담에는
호박넝쿨 가을볕에 바싹 말라 있고,
池가네 논에는
텅 빈 한구석 허수어미 하나 서 있네.
* 허수어미 : 허수아비의 상대어가 없기에 만든 조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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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들 홍철희 님이 '와온'에서의 해넘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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