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시> 소소명명炤炤明明

洪 海 里 2010. 12. 29. 04:16

 

 

 

소소명명炤炤明明

 

洪 海 里

 

 

서울의 밤이 눈으로 덮인

 

동짓달 스무사흘 새벽 세 시

 

기다리다 토라졌는지

 

서쪽으로 기운 하늘에

 

굶주린 사내가 냉큼 물어뜯은

 

수정으로 빚은 냉염한 달

 

차가운 계집처럼

 

언 강물 위를 홀로 가고 있다.

 

 

 

                

 

 

* 어제 새벽에 밖에 나가 보니 온세상이 눈에 덮였다.

소복하다.

눈 덮인 세상을 스무사흘 달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리도록 차가운 달빛에 눈을 베일 듯 냉염했다.

저 차가운 계집!

하얀 고요, 소복한 적막, 그리고 홀로 독대하고 있는 素服을 한 우주!

소소명명하다.

                                              - 洪 海 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