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독종毒種』2012

<시> 막걸리병

洪 海 里 2011. 5. 18. 17:50

 

막걸리병

 

 洪 海 里

 

 

그녀를 제대로 맛보려면

부드러운 그녀의 어깨를 잡고

몇 바퀴 돌리고 나서

거꾸로 세워 흔들어 주어라

'돌리고 돌리고 ~~~',

아직은 아니다, 다시

가슴을 살살 애무하여 혼절시키든가

주먹으로 몸통을 내리쳐 기절시켜야

이 처녀 얌전해진다

시집가기 전

죽은 듯 조용히 서 있어도

정중동靜中動,

성질이 여간내기가 아니다

가슴속에 물폭탄이 들어 있어

잘못 건드리면 폭발하고 만다

그러나 살살 다루면서

따르다 보면 이 처녀 어느새 물새가 되어

신랑의 품으로 소리 없이 날아든다  

금세 발갛게, 벌겋게 달아오른 돌고래

한 마리

지상의 바다 속을 헤매고 있다.

 

- 시집『독종』(2012,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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