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집 속 여자
洪 海 里
한 여자가 나의 칼집 속에 살고 있다
그녀는 늘 불과 물 사이를 오가고 있다
무념無念으로 불을 끄고 물을 뜨고 있다
그녀가 노는 곳은
내 무상無常의 꿈속이고 꿈 밖이다
그녀는 무력武力으로 나를 무력無力하게 한다
젖은 머릿속과 마른 가슴속에서
꿈적꿈적 꿈의 적的/敵을 도려내고 있다
피 한 방울 내비치지 않는다
그녀는 말랑말랑한 양날의 칼이다
저만치 서 있는 그녀는 어떤 독을 품고 있는가
어떤 지옥을 가슴속에 안고 있는가
파리지옥인가 개미지옥인가
흘러내리면서 다 태워버리는 용암인가
*** 퇴고 중인 초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