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가지

洪 海 里 2012. 2. 8. 03:07

 

가지

 

洪 海 里

 

 

과수댁 대문 옆

가지가 축 늘어져 있다

과부는 아침마다 물을 준다

밤새 목말랐던 샘을 꿀꺽 삼킨다.

 

쓰발씨발 쓰르라미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 한낮

늘어지게 낮잠 한숨 자고 나면,

 

고추잠자리 두 마리 배꼽을 잡고

고추밭 하늘에 강처럼 흐르는 해질녘,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나

가지는 가지 못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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