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紀行
洪 海 里
칠석날 밤 우리는
'나폴레온'을 털어넣고 있었다
검은 망또를 입은 사내들이
우리 가슴을 찍어눌렀지만
우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진양호 호면을 설레던 바람
창밖에 와 나뭇잎새를 흔들어
우수수수 빗방울을 듣게 했고
우린 그 여름밤을 떨면서
짧은 밤을 길게 밝혀야 했다
《닭은 언제 우는가》를 이야기하면서
죽은 새를 논하고 꽃을 피웠다
살아 있는 밤새들은 쩍쩍 울었고
새벽은 가까이 밝아오고 있었다.
- 경일詩壇(1977)
* 1977년 진주에 있던 김석규 시인의 초대로 이영걸 시인과 함께 내려가
그곳의 정순영 시인과 함께 만났던 날의 스케치입니다.
《닭은 언제 우는가》는 김석규 시인의 시집, '경일詩壇'은 경남일보의 시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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