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
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
살아 있는 책이다
발이 읽고
눈으로 듣고
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
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
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
느릿느릿,
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
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
한 발 한 발.
- 월간《우리詩》2012. 8월호
* http://mail2.daum.net/hanmailex에서 옮김.
* 산책은 살아 있는 교과서다.
이 또한 얼마나 신선한 발상인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한 듯한 시인의 마음은 자연과 교감한다.
자연은 우리의 위대한 스승이다.
그 무엇이 되겠다고 치고 박는 아비규한 같은 일상을 벗어나 넉넉한 마음으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저들을 안쓰럽게 내려다보는 신선의 마음을 엿보는 것은 나만의 상상일까,
많은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선생님의 시를 읽으면서 시를 굳이 길게 써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닳게 한다.
길게 쓰지 않으면서도 행간 속에 뜻을 숨겨두어서 그것을 들춰보게 하는 고도의 전략은 시 공부하는 모든 이들의
교과서가 아닐까.
- 김성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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