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한로寒露

洪 海 里 2012. 10. 8. 06:56

한로寒露

 

洪 海 里

 

 

노을빛 곱게 비낀 저녁 주막집

 

무너진 담장 아래 타는 샐비아

 

한잔 술 앞에 하고 시름하노니

 

그대여 귀밑머리 이슬이 차네.

 

 

 

 

한로寒露

 

洪 海 里

 

 

이슬 속에 우주가 들어 있다

투명한 무덤 속

사내인 순간과 영원인 계집이 묻혀 있다

물빛으로 이승을 밝히는적멸의 암자마다

 

영원은 순간 속의 순간

순간은 영원의 영원!, 하며경을 외고 있다

낭랑한 울림 따라순수의 결정,

이슬방울이 구르고 있다

그 속에서

곤비한 우리들의 生도, 드디어

환하게 불이 켜진다.                            (2005)

 

 

 

한로寒露  

 洪 海 里

 

 

지상의 가을이 익을 대로 익으면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풀잎마다

물빛 구슬이 맺힌다

우주는 神의 장난감

이슬 속에서 굴러간다

또르르 또르르

명한 하늘이 높이 걸리고

모두가 만삭의 몸을 누인다.

                                           (2005)

 

 

* 남색의 염료식물로서 예로부터 재배하였던 1년초인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