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독종毒種』2012

<시집> 독종毒種

洪 海 里 2012. 11. 12. 10:27

 

 

 

* 홍해리 시집『독종』, 130쪽, 도서출판 북인, 정가 8,000원. 

 

<自序>

 

 

만공滿空

 

눈을 버리면서

나는 세상을 보지 않기로 했다.

 

귀도 주면서

아무것도 듣지 않기로 했다.

 

마음을 내 마음대로 다 버리니

텅 빈 내 마음이 가득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내 것이라고,

 

바보처럼

바보처럼 안고 살았다.  

 

 

 

<뒷표지의 '시인의 말'>

 

왜 시인인가. 시를 쓰는 이는 왜 '詩家'가 아니고 '詩人'인가? 소설가, 수필가, 평론가, 극작가처럼 '家'가 아니고 '人'인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시는 말씀 가운데 가장 순수하고 아름답고 진실된 말씀의 '경전'이고 시인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장인이 아니라 '시를 낳는 어미'이기 때문이다.

 

시는 어떤 것이고 시인은 누구인가. 시는 시시是是한 것이요, 시인은 그렇다고 시인是認하는 사람이어서 시인은 시로써 인류의 정신을 일깨워 나가는 시인是人이어야 한다. 시는 모든 문학의 꽃, 즉 문학의 정수이다. 시는 문학이라는 나무가 피워내는 아름다운 꽃이다. 시는 문학이라는 동물의 맑고 밝은 눈이다. 시는 문학이라는 바다의 반짝이는 등대이다.

 

시는 쉽고 짧고 재미있어야 한다. 음식도 맛이 있어야 하듯 시도 맛이 있어야 한다. 향기가 있어야 한다. 아름다워야 한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결코 아니다. 시는 한번 읽고 나면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야 한다. 시는 읽고 난 후에 사색에 젖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울려주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짜릿하게 파문을 일으키든가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시는 진선미의 맑고 고운 맛과 멋이 배어 있어야 한다.

 

시는 꽃이어야 한다. 꽃은 색깔과 향기와 꿀과 꽃가루가 있어 벌 나비가 모여든다. 꽃의 형태는 얼마나 조화롭고 아름다운가. 독자가 없는 시는 조화나 시든 꽃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시는 물이어야 한다. 사람들을 촉촉이 적시고 가슴속에 스며들어야 한다.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 줘야 한다.

 

시는 矢〔화살〕이어야 한다. 독자의 가슴을 꿰뚫을 수 있는 말씀의 화살, 언어의 금빛 화살이 되어야 한다. 독자들의 가슴에 꽂혀 파르르 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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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

*『투망도投網圖』(선명문화사, 1969)
*『화사기花史記』(시문학사, 1975)
*『무교동武橋洞』(태광문화사, 1976)
*『우리들의 말』(삼보문화사, 1977)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민성사, 1980)
*『대추꽃 초록빛』(동천사, 1987)
*『청별淸別』(동천사, 1989)
*『은자의 북』(작가정신, 1992)
*『난초밭 일궈 놓고』(동천사,1994)
*『투명한 슬픔』(작가정신, 1996)
*『애란愛蘭』(우이동사람들, 1998)
*『봄, 벼락치다』(우리글, 2006)
*『푸른 느낌표!』(우리글, 2006)
*『황금감옥』(우리글, 2008)

*『비밀』(우리글, 2010)

*『독종毒種』(2012, 도서출판 북인)

 

* 시선집 *

*『홍해리 시선洪海里詩選』(탐구신서 275, 탐구당, 1983)
* 『비타민 詩』(우리글, 2008)

*『시인이여 詩人이여』(우리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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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洪海里 시인의 집 <洗蘭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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