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시선집『비타민 詩』출간!
洪海里 시선집『비타민 詩』가 도서출판 '우리글'에서 <우리글대표시선 13> 으로 출간되었다.170쪽에 白篇(99편)의 시가 실려 있다. 정가는 8,000원.
<시인의 말>
시선『비타민 詩』를 위하여 새천년 들어 드러낸 시집『봄, 벼락치다』,『푸른 느낌표!』와『황금감옥』에서 내 시의 비타민 C를 뽑아시선집『비타민 詩』를 엮는다. '우리는 자연으로 가야 합니다.시는 우리 영혼의 비타민,자연이 되기가지 하루 한 알이면 충분합니다.비타민 詩를 복용합시다.' 2008년 가을날우이동 골짜기에서홍해리洪海里
봄, 벼락치다
천길 낭떠러지다, 봄은.
어디 불이라도 났는지
흔들리는 산자락마다 연분홍 파르티잔들
역병이 창궐하듯
여북했으면 저리들일까.
나무들은 소신공양을 하고 바위마다 향 피워 예불 드리는
데 겨우내 다독였던 몸뚱어리 문 열고 나오는 게 춘향이 여
부없다 아련한 봄날 산것들 분통 챙겨 이리저리 연을 엮고
햇빛이 너무 맑아 내가 날 부르는 소리,
우주란 본시 한 채의 집이거늘 살피가 어디 있다고 새 날
개 위에도 꽃가지에도 한자리 하지 못하고 잠행하는 바람처
럼 마음의 삭도를 끼고 멍이 드는 윤이월 스무이틀 이마가
서늘한 북한산 기슭으로 도지는 화병,
벼락치고 있다, 소소명명!
푸른 느낌표!
- 보세란報歲蘭
삼복 더위, 가을을 넘더니 아세亞歲 지나새해가 온다고, 너는 나를 무너뜨리고 있다 네 곁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의 무력함―― 겨우내 감싸주지 못한 너의 외로움 밤새도록 몸이 뜨겁더니 안개처럼 은밀하니 옷을 벗고 달을 안은 수정 물빛으로 절망의 파편들을 버리고 드디어 현신하다 수없이 날리는 향香의 화살들 눈물겨운 순수의 충격이다 새천년 첫 해오름과 첫날밤의 달빛으로수천 억겁의 별빛을 모아 내 가슴에 쏟아붓는, 적요의 환희와 관능의 절정 너는 불꽃의 혀로 찍는 황홀한 구두점
또는
푸른 느낌표!
황금감옥黃金監獄
나른한 봄날
코피 터진다
꺽정이 같은 놈
황금감옥에 갇혀 있다
금빛 도포를 입고
벙어리뻐꾸기 울듯, 후훗후훗 호박벌 파락파락 날개를 친다
꺽정이란 놈이 이 집 저 집 휘젓고 다녀야
풍년 든다
언제 눈감아도 환하고
신명나게 춤추던 세상 한 번 있었던가
호박꽃도 꽃이냐고
못생긴 여자라 욕하지 마라
티끌세상 무슨 한이 있다고
시집 못 간 처녀들
배꼽 물러 떨어지고 말면 어쩌라고
시비/柴扉 걸지 마라
꺽정이가 날아야
호박 같은 세상 둥글둥글 굴러간다
황금감옥은 네 속에 있다.
* 이 시집은 앞날개에 저자의 사진과 약력이 있고 맨 앞의 <시인의 말>로 '시선『비타민 詩』를 위하여'로 시작하여 목차와 21세기에 들어와서 낸 시집 세 권(『봄, 벼락치다』『푸른 느낌표!』『황금감옥 )에서 가려뽑은 시 99편과 맨 뒤에 문학평론가 김석준의 해설 '시, 시말, 시인을 위하여'가 실려 있다. 앞표지는 '묵직한 면을 가득 채우고 단순한 선으로 메시지를 담았다'는 전각작가 고암 정병례 선생의 작품 '도 2002'(25x35.5)로 꾸미고, 뒷표지는 박흥순 화백이 그린 저자의 캐리커처와 시「가을 들녘에 서서」로 장식되어 있다. '도'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푸른 산속에 있는 작은 암자에 도승이 한 분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래에 있는 시「세란정사洗蘭精舍」와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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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해리 시인님의 시선집 <비타민 詩>가 우리글 출판사에서 나왔다.
재작년부터 <푸른 느낌표> <봄, 벼락치다>(2006) <황금감옥>(2008) 을 내더니, 그간의 시편을 정리해서 시선집으로 다시 묶어냈다. 그만큼 이 시선집엔 엑기스만 실린 셈, 이 한 권으로 독자들은 충분히 이 시인만의 독특한 개성이,시적 성취가,어떻게 시정신을 타고 정화되어 표현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0 여 년간 우이동시인들의 주 리더로서 '우이시 낭송회'를 이끌어오다 마침내 2007년 사단법인 <우리시진흥회>를 만들어 월간<우리시>를 이끌고 계신 이 분의 순수시 문학정신에 쏟는 정열과 고집스러울 만큼의 시에 대한 진정성과 그 사랑은 시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마술사처럼 시어를 새롭게 리듬을 넣거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솜씨가 만만치 않게 나타난다. 따라서 이 시편들을 통해 홍해리시인만의 고유한 색깔과 냄새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때론 어린아이처럼 함께 뒹굴며 시와 노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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