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랑 앞에선 황금도 돌무더기 신라 천년 사랑 천년 그 언저리 노랫소리 들려요 들려요 그대 옆구리 간질이던 바람 아직도 가슴에 타고 서라벌 나무 이파리 하나 흔들리고 있어요 고샅마다 아롱아롱 일어나는 아지랑이 몽롱한 꿈자리 보여요 보여요.
3 6월이 오면 밤꽃이 흐드러지게 피지만 시멘트 철근의 숲은 오염에 젖어 있고 흐린 하늘 아래 아래만 살아남은 뜨거운 사랑 순간접착제 뻥 튀긴 강정 불꽃만 요란하고 식은 잿더미가 골목마다 쌓인다 별이 뜨지 않는 매연의 거리 이제 사랑도 별 볼일 없어 찍어 바르고 문지르고 두드려 저마다 몇 개의 탈을 쓰고 거리마다 서성댄다 소리의 집만 무성한 잡초 덤불 깨어진 거울조각이 시대의 흙 속에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