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꽃나무 아래 서면 눈물나는 사랑아

洪 海 里 2013. 2. 20. 06:35

 

김성로 [ 꽃나무 아래 서면 눈물나는 사랑아]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7

 

꽃나무 아래 서면 눈물나는 사랑아             

                       洪 海 里


꽃나무 아래 서면 눈이 슬픈 사람아

이 봄날 마음 둔 것들 눈독들이다

눈멀면 꽃 지고 상처도 사라지는가

욕하지 마라, 산 것들 물오른다고

죽을 줄 모르고 달려오는 저 바람

마음도 주기 전 날아가 버리고 마니

네게 주는 눈길 쌓이면 무덤 되리라

꽃은 피어 온 세상 기가 넘쳐나지만

허기진 가난이면 또 어떻겠느냐

윤이월 달 아래 벙그는 저 빈 자궁들

제발 죄 받을 일이라도 있어야겠다

취하지 않는 파도가 하늘에 닿아

아무래도 혼자서는 못 마시겠네

꽃나무 아래 서면 눈물나는 사랑아.

                        -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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