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의 전설
洪 海 里
너는 하늘을 나는 새였다
네 날개가 날다 지쳐 꽃이 되었다
뿌리로 변한 네 발도
하늘을 잊지 못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한여름 삼복 중에 돋기 시작한 날개
가을을 날고 겨울을 돌아
해마다 봄이 오면 솟아오른다
하늘을 잡던 네 깃이 잎이 되었다
천년만년 살고지고! 하지만
어느 천년에 사랑이 이루어지겠느냐
첫 년이면 추억도 천년이겠지만
네 가슴속엔 무엇이 들어 있어
난은 오늘도 홀로 푸른가 푸르른가.
- 꽃시집『금강초롱』(2013, 도서출판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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