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집『금강초롱』(2013)

난의 전설

洪 海 里 2013. 7. 3. 04:24

의 전설

 

洪 海 里

 

 

너는 하늘을 나는 새였다

네 날개가 날다 지쳐 꽃이 되었다

뿌리로 변한 네 발도

하늘을 잊지 못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한여름 삼복 중에 돋기 시작한 날개

가을을 날고 겨울을 돌아

해마다 봄이 오면 솟아오른다

하늘을 잡던 네 깃이 잎이 되었다

천년만년 살고지고! 하지만

어느 천년에 사랑이 이루어지겠느냐

첫 년이면 추억도 천년이겠지만

네 가슴속엔 무엇이 들어 있어

난은 오늘도 홀로 푸른가 푸르른가.


- 꽃시집『금강초롱』(2013, 도서출판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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