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시집 1979~1981/『원단기행元旦記行』(1981)

파장머리

洪 海 里 2013. 7. 15. 17:37

파장머리

 - 畵家 H의 日記

 

 洪 海 里

 

 

벽마다 액자들이 내려지고

부산스레 짐을 꾸리면

하나 둘 뿔뿔이 사라져갈

전람회 마지막 날

불이 꺼지고 문이 닫히면

아아 가슴에 뚫리는 커다란 虛空.

 

다시 시작하는 거야 다짐하면서

따끈한 찻잔을 앞에 하면

조용히 가라앉는 섭섭한 앙금

다갈색으로 가을밤이 익어갈 때

엉킨 실오라기를 풀 듯

머리맡에 피어나는 思惟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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