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시> 바다의 바닥

洪 海 里 2014. 1. 18. 04:48

바다의 바닥

 

洪 海 里

 

 

 

 

2002년 8월 22일 오전 8시

한 사내가 남쪽 바다에 빠졌다

물결은 계속 푸르게 출렁일 뿐

아무런 내색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수천 길 아래로 내려갔지만

바다의 바닥에 닿지 못했다

바다는 받침 하나 허락치 않았다

바다에 'ㄱ'만 더하면 바닥인데

평생의 여독을 풀지 못한 그는

야물지 못해 수중비행만 하고

바다는 늘 홀로 울부짖어도

지척이 천리라고 바닥에 닿지 못하고

물의 깊이만 색깔로 재면서

해상 저공비행을 꿈꾸고 있지만

바다는 온통 푸른 피만 낭자해

하늘의 높이를 잴 수 없어

그는 아직도 바닷속을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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