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꿈길에 서서 -치매행 · 21

洪 海 里 2014. 2. 24. 17:25

꿈길에 서서

- 치매행致梅行 · 21

 

洪 海 里

 

 

 

걸어서 갈 수 없어 아름다운 길

눈부터 취해 가슴까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멀리멀리 돌아서도 갈 수 없는 길

안개 속으로 구름 속으로 헤매고 있었습니다

 

눈으로 입술로 가슴으로도 못 가는 길

가까워도 멀기만 해 어둠 속 둥둥 떠 있었습니다

 

내  생의 이물과 고물 사이 가지 못할 길 위로

그리움은 다리를 절며 절며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내가 가는 길은 가지 말아야 할 길

그 길을 아내가 홀로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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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길에 서서
- 홍해리의 시

김 건 일(시인)

 

 

 

우리집에서 근무하는 전영자 약사님께서 홍해리 시인의 「꿈길에 서서」 를 읽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시를 읽고 눈물을 독자가 흘리는 것을 처음 본 나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
홍해리 시인의 부인은 지금 치매를 앓고 계신다.
나의 친누나 둘도 치매를 앓고 있고 얼마 전에는 장모님이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셨다.
홍해리 시인의 부인은 30년 전인가 나의 약초가게에 약초를 사러오신 적이 있다.
참으로 인자하고 정숙하셔서 아름다움을 내포하신 분이셨다.
얼마전 2년전 쯤 홍해리 사모님께서 치매를 앓고 치료 중인 것을 알고 치료에 좀 도움이 되는 약초를 드리고 싶었으나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어서 안타까워 했었다.
오늘 새벽 참으로 우연히 불현듯 사모님이 생각이 나서 홍해리 시인의 페이스북에 생각이 난다고 말하고,

약초가게에서 홍해리 시인의 『치매행 致梅行』 시집을 읽고 있다.

깨 너머로 전 약사님이 21번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시집에서 슬픔을 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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