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 致梅行 · 54
洪 海 里
한평생 십리 백리 걸어온 길이
뒤로 아득합니다
끝이 없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안에도 밖에서도 나는 없었습니다
나는 세월을 배반해 왔습니다
변명이 아닙니다
이제 눈 내리는 낮을 지나
바람 부는 가장 먼 밤으로 떠납니다
일보 일배의 오체투지
나 그렇게 그대에게 가리라 다짐합니다
몸의 기가 막히지 말아야 합니다
기막히게 좋은 것이 생生이란 걸 아는, 나는
비잠주복들처럼 오늘도 여여하고자 합니다.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한잔하면서 중얼대다 - 致梅行 · 56 (1) | 2014.03.05 |
---|---|
<시> 행복 - 致梅行 55 (0) | 2014.03.05 |
<시> 마취 - 致梅行 · 53 (0) | 2014.03.04 |
<시> 흩날리다 - 致梅行 · 52 (0) | 2014.03.04 |
<시> 울다 웃다 -致梅行 · 51 (0) | 2014.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