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아침 풍경 -치매행 81

洪 海 里 2014. 3. 18. 17:23

아침 풍경

-치매행致梅行 · 81

 

洪 海 里

 

 

 

왜 가야 되는데, 응?

몇 시에 가는데, 응?

 

아내는 묻고 또 묻길 몇 차례

9시면 차가 와 아내를 모셔갑니다

오후 5시 반이면 되모시고 옵니다

그 사이 시간이 내 것이 되었습니다

있는 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면서도

속이 아픕니다

까맣습니다

우두커니 서서 망망한 바다를 바라다봅니다

물끄러미 바라다보는 바다가 다 말라버립니다

망연茫然해서 문치적문치적하다

자실自失해서 멍하니 쳐다봅니다

 

왜 가야 하는데?

몇 시에 가는데?

 

가야 하는 데가 어딘 줄도 모르고

왜 가는지도 모른 채 아내는 차를 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