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아내는 부자 -致梅行 78

洪 海 里 2014. 3. 18. 11:42

아내는 부자

-치매행致梅行 · 78

 

洪 海 里

 

 

 

나는 평생 비운다면서도

비우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버린다 버린다 하면서도

버린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다 내려놓자 하면서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버린다 비운다는 말 한마디 없이

내려놓는다는 말도 없이

아내는 다 버리고 비웠습니다

다 내려놓고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평안합니다

천하태평입니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걱정이 없습니다

집 걱정 자식 걱정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는 아내는

천하제일의 부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