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부자
-치매행致梅行 · 78
洪 海 里
나는 평생 비운다면서도
비우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버린다 버린다 하면서도
버린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다 내려놓자 하면서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버린다 비운다는 말 한마디 없이
내려놓는다는 말도 없이
아내는 다 버리고 비웠습니다
다 내려놓고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평안합니다
천하태평입니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걱정이 없습니다
집 걱정 자식 걱정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는 아내는
천하제일의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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