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집사람 - 치매행致梅行 · 86

洪 海 里 2014. 3. 23. 15:32

집사람

- 치매행致梅行 · 86

 

洪 海 里

 

 

 

집은 그런 것이었다

아픔이라고 또는 슬픔이라고

무슨 말을 할까

속으로나 삭이고 삭이면서 겉으로

슬쩍 금이나 하나 그었을 것이다

곡절이란 말이 다 품고 있겠는가

한이 많다고 뭐라 했겠는가

즐겁고 기쁘다고 춤을 추었겠는가

슬프고 외로웠던 마음이

창문을 흐리고

허허롭던 바깥마음은 또 한 번

벽으로 굳었을 것이다

아내는 한 채의 집이었다

한평생 나를 품어준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