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시> 곤줄박이

洪 海 里 2014. 6. 28. 07:45

 

 

곤줄박이  

洪 海 里

 

나는 연습을 시키는 어미새

찌리찟찟 찌리찟찟

어서 날아 보라고 날아 보라고

안타까운 외침이 부산한데

매화나무 가지에 앉아

찟 · 찟 · 찟 · 찟

단음으로 어미를 찾는 아기새

여린 날개가 바들바들 떨린다

네 세상은 저 넓은 하늘이야

허공으로 뛰어내려야 날게 돼

그냥 뛰어내리거라 어서

그래야 날 수 있단다 아가야

 

검은 고양이 한 마리

나무 아래 쥐 죽은 듯 앉아 있다.

 

 

 - 시집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 2016)

 

 

 

* 벌써 며칠째 해 뜨기 전인 다섯 시면 어김없이 아기새가 매화나무에서 어미를 찾는다.
찟! 찟! 하는 단음이다.
낮에도 비상연습을 시키는 어미새의 부산한 모습이 눈에 띄곤 한다.
곤줄박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참새만한 크기의 예쁜 새다.
아기새가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가 얄밉기 그지없다.

이 글은 곤줄박이를 보고 쓴 작품이다.
'이소'의 초고를 잃어버리고 끙끙거리면서 생각을 모아 다시 쓴 것이 '곤줄박이'이다.메일에 저장되어 있는 초고를 한참 후에서야 찾게 되었다.

 

 

* 곤줄박이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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