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한숨 - 치매행 140

洪 海 里 2014. 10. 18. 19:09

한숨

- 매행致梅行 · 140

 

洪 海 里

 

 

 

한숨 자고 나면

한숨쉴 일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심하기 그지없는 꿈일 뿐입니다

약 먹으라면 전화기를 집어들고

세수하라 하면 칫솔을 가져옵니다

가방 메고 가라 하면

'이거 입어?' 하고

양말 꺼내 주고 신으라면

'이거 먹어?' 합니다

이거 먹느냐 되묻는 말에

대못 하나 날아와 가슴에 박힙니다

한 고비 지나면

한 구비 나타나는 세상이지만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에

남은 시간 마음을 뱌빗뱌빗 문지릅니다

애멀무지

땡볕과 열대야의 한여름에도

아내의 나라는 해가 뜨지 않는 동토입니다.

 

 

 

* 울릉도 물고기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