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보다 깊은 잠
- 치매행致梅行 · 138
洪 海 里
나의 잠은 늘 얇고 얕아서
개울을 건너가는 징검다리
하나 둘 세다 깨고
다시 잠들다 또 깨고
누에는 몇 잠만 자면
곱고 질긴 실을 내는데
나는 수천수만의 잠을 자도
날개 하나 돋지 않는다
오늘 밤은 푹 자다
꿈도 꾸지 말고 죽고 싶다고
꽃 속에 집 한 채, 물 위에 집 한 채
저 달에도 또 한 채,
내일 아침에도 깨지 말자고
젖어 있는 바위보다 깊은
잠을 위하여
물속으로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 수련睡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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