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
- 치매행致梅行 · 155
洪 海 里
새벽 네 시
아내가 2층으로 올라갑니다
불 꺼진 방으로 올라갑니다.
"어디 가? 내려와!"
"얘, 어디 갔어?"
"걔, 여기 없어, 제 집에 있지!"
아내는 딸애가 시집간 것도 모릅니다.
엊그제 딸이 잠깐 들렀을 때
아내는 껴안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딸이 제 방으로 올라가자
"쟤, 누구야?" 하던 아내,
정신이 난 것인지
정신이 든 것인지
딸애가 시집간 지 석 달인데
아내는 문뜩 딸을 찾습니다.
"이제 여기 안 살아, 제 집에 살아!"
알아들었는지 모르는지
그 말에 또 침묵 속으로 침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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