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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치매행致梅行』

洪 海 里 2015. 10. 6. 11:46

【황금마루 출판사의 새 책 소개】

 

『치매행致梅行

 

홍해리 시집

양장 변형 200쪽/ 15,000원

2015년 9월 9일 발행

 

  일찍이 이런 시집은 없었다. 치매로 기억을 상실한 아내에 대한 안타까운 사랑 고백! 이 시대의 치매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질병이 아닐 수 없다. 언제 치매에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치매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두려운 대상이다. 하지만 치매의 어둠 속에서도 사랑을, 아니 존재의 빛을 드러내고 있는 이 시집을 보라! 기억이 사라진 아내의 질병에 맞서 인간 존재, 한 시인의 영혼이 치매 속으로 파고드는 절절한 시어들을 통해 우리는 치매에 붙들린 생명의 어둠이 사랑으로 점점 밝아지는 감동에 사로잡히고 만다. 아내의 몸은 기억을 상실했지만 사랑하는 남편이 그 기억의 빛을 대신 밝혀주는 휴먼 드라마에 공감하는 동안, 우리는 사랑으로 승화된 또 다른 치유의 경지를, 잃어버린 아내의 언어를 매화향기 같은 진실한 시어로 개화시킨 사랑의 격조를 만난다.

- 황금마루

 

 

  시집『치매행致梅行』은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를 곁에서 돌보며 쓴 시인의 간병기다. 이는 은산철벽銀山鐵壁을 향한 기도의 노래며, 날마다 떠나가는 아내에 대한 길고 긴 이별의 노래며, 다하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참회록이며, 아픈 헌사獻詞다. 또한 덧없는 삶에 대한 명상록이며, 세상을 일깨우는 경구警句이기도 하다.

- 임 보(시인)

 

  부인이 고장난명孤掌難鳴의 외손뼉을 치며 칠흑 같은 밤을 가고 있는 것은 평생 詩만 찾아다니느라 바빴던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 더하여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하고 사람도 감동할 시 쓰라고 자신의 몸을 내놓아 소신공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에 화답하듯 남편은 아내에게 못 다한 사랑과 자책, 반성과 기원으로 백여 편의 절절한 시를 써서 시집으로 엮어 내니 아름답기는 하나 가슴이 아프고 아리다. 이 시집은 어린아이가 된 아내를 데리고 절해고도絶海孤島로 유배된 시인의 절절한 일기장이요, 대답 없는 생의 무게를 두드리고 두드리는 목탁 소리로 읽힌다. 그리고 면벽참선에 든 시인의 구도의 발자국을 본다.

- 이무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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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에서 살고 있는 전순란 여사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