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洪 海 里
백로白鷺가 풀잎마다 알을 낳았다
반짝 햇살에 알도 반짝!
알 속에 하늘과 바다가 하나다
너무 맑아
그리움이나 사랑 그런 게 없다
은은한 인생!
-- 월간《牛耳詩》, (2003. 11월호)
<감상>
봄을 낳고 여름을 품은 알이 얹힌 풀잎에 백로白鷺가 백로白露로
앉기까지 밤낮을 굴린 결정, 이 작은 물방울에 하늘 바다 하나라니.
시인도 백로白鷺도 산란의 시기는 다를 것. 포란의 계절 건너면
그리움도 사랑도 다 걸러져 이렇게 맑게 맺힌 이슬에는 무엇을
담을까.
-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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