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백로白露

洪 海 里 2016. 9. 23. 05:04

백로白露 


洪 海 里



백로白鷺가 풀잎마다 알을 낳았다
반짝 햇살에 알도 반짝!

알 속에 하늘과 바다가 하나다

너무 맑아
그리움이나 사랑 그런 게 없다

은은한 인생!


-- 월간《牛耳詩》, (2003. 11월호)


<감상>

  봄을 낳고 여름을 품은 알이 얹힌 풀잎에 백로白鷺가 백로白露

앉기까지 밤낮을 굴린 결정, 이 작은 물방울에 하늘 바다 하나라니.


  시인도 백로白鷺도 산란의 시기는 다를 것. 포란의 계절 건너면

그리움도 사랑도 다 걸러져 이렇게 맑게 맺힌 이슬에는 무엇을

담을까.

 -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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