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아이들
洪 海 里
꿈속에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모두 투명한 날개가 달려 있어
별에서 별로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마다 눈에 별을 담아 반짝이고
아직 오지 않은 먼 내일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귀는 꽃처럼 생겨 있었습니다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풀과 새들이 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름다운 시였습니다
새들과 함께 꽃 속으로 들어가 놀고 있었습니다
가슴에서 맑은 샘물이 솟고 있었습니다.
향기로운 말을 쏟아내는 아이들 모두 시인이었습니다
한평생 시를 쓴다는 내가 부끄러웠습니다
한없이 부끄럽고 초라했습니다
푸른 풀밭으로 굴렁쇠를 몰고 달리는 아이들
손끝에서 지구가 뱅글뱅글 돌고 있었습니다
비가 그친 풀밭에 쌍무지개가 피어 있었습니다
빛이 맑고 고운 수무지개와
엷은 빛깔의 암무지개를 아이들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환하고 따뜻했습니다.
- 시집 『독종』(2012,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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