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시집『치매행致梅行』을 내면서
치매는 치매癡呆가 아니라 치매致梅라 함이 마땅하다.
매화에 이르는 길이다.
무념무상의 세계, 순진하고 무구한 어린아이가 되는 병이 치매다.
어리석은 병이라고 癡呆라 함은 잔인하기 그지없다.
일본에서는 인지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으로 認知症이라 한다.
이 시집『치매행致梅行』을 치매환자를 돌보고 있는 분들에게 바치고자 한다.
이름만 크고 속 빈 강정이 아니기를!
결코 치사찬란恥事燦爛한 일이 아니기를!
이 글은 아내에 대한 관찰기록이요, 내 자신의 반성과 그 고백이라서 잘 쓰려고 기교를 부리지 않았으니 욕
교반졸欲巧反拙은 아니라 믿는다.
또한 마음이 한가해야 정신이 왕성해진다는데 요즘 마음만 부산하고 우왕좌왕하니 글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니 심한신왕心閒神旺과는 거리가 멀다.
하루 속히 신약神藥/新藥이 개발되어 치매로 신음하고 있는 환자들과
환자를 돌보느라 애쓰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행복과 평화가 함께하기를 소망해 본다.
2015년 봄날에,
북한산 골짜기 우이동 세란헌洗蘭軒에서,
洪 海 里 적음.
* 책에 넣을 때는 첫 번째 연의 4, 5행을 뺐고 '봄날에'가 '한여름에'로 바뀌었다.
2016. 12. 17. 제342회 우이시낭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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