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임채우 시인의 문학평론 등단을 축하하며

洪 海 里 2018. 3. 10. 12:34

   임채우 시인의 문학평론 등단을 축하하며

      

   주지하다시피 우리에도 신인상 제도가 있다. 한때는 적잖은 상금을 걸고 우리 문단의 참신한 시인과 문학평론가를 발굴하기 위하여 역할을 다해 왔다. 현재는 신인상 제도를 완전 추천제로 바꾸어 시행하고 있다.

   이번 임채우 시인의 문학평론을 우리에 전적으로 게재하면서 절차상으로, 또는 몇 가지 이유에서 생각거리가 많다.

우선 임 시인께서 그동안 우리의 부족한 산문을 꾸준히 메워왔다는 점이다. 몇 해 전부터 시 감상은 물론이고 시평이며 시집 해설, 하다못해 각종 심사평까지 그 누구도 나서서 하기 어렵고, 하기 싫은 산문 쓰기를 불평 없이 꾸준히 해왔다. 덕분에 열악한 편집 조건 속에서 구색을 갖춘 월간 우리를 발간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임 시인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우리에서는 이번 임 시인이 쓴, 임보 시인의 구름 위의 다락마을(우이동사람들, 1998) 시집 해설 가치 전도價値顚倒의 상상력을 정식으로 문학평론 분야 우리신인상응모작으로 간주하여 사계의 권위 있는 평론가를 심사위원으로 모셔 우리에서 처음으로 문학평론가를 당당하게 배출코자 하였다. 이 계획을 본인에게 전하자, 시인께서 네 번째 시집 발간을 준비하고 있는 시인으로서 새삼스럽게 신인상이냐면서, 그 절차도 번거롭고 꼭 평론가라는 이름이 필요하다면 이번 발표를 문학평론 등단으로 삼겠노라는 답이었다.

   시인이 문학평론에 주목한 이유를 들어 보면, 요즘 문학평론가가 대개 대학 또는 거대 문예지와 대형 출판사에 속해 있어, 우리가 아무리 수준 높은 작품을 게재하고 시집을 발간하더라도 거론조차 인색한, 《우리詩》의 평론 부재에 대해 통탄하며, 《우리詩》 활동영역을 넓히기 위하여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까 하여 노력하였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명맥을 유지하며 대내외적인 인식이 달라지기까지는 자기 활동을 꾸준히 해온 시인의 노고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임채우 시인의 평론을 읽어 보면, 우선 핵심을 파고드는 이지적인 분석력이 남다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그것을 뛰어넘어 작품을 포근히 감싸는 따뜻한 시각이 있다. 그리고 재차 읽어보면 그제야 따뜻함만이 아닌 예리한 비판이 글 속에 담겨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우리에도 이런 문학평론을 쓸 수 있는 시인 겸 평론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앞으로도 우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시와 함께 좋은 산문을 써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아울러 월간 우리가 더욱 풍성해지리라 확신한다.

   다시 한번 임채우 시인의 문학평론가로서의 출범을 축하하며 대성하길 기원해 본다.

      

     - 洪海里 (사단법인 우리진흥회 이사장) / 월간 《우리詩》, 2018.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