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
- 치매행致梅行 · 313
洪 海 里
뭔가 해 줘야 하겠는데
해 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내 홀로 누워 있는 방
바람도 오지 않고
햇빛도 궁핍
별도 보이지 않습니다
고요와 적막
번갈아 와서 잠시 둘러보고
멍하니 바라다보다
죽음보다 더 무거운 슬픔 한 조각
더 얹어 주고
침묵을 가지고 놀다 물러납니다
가슴속 가라앉은 돌멩이 하나
도저히 들어낼 수 없어
말이란 바로 마음이려니 하지만
어두운 시간을 밝힐 말 한마디
나를 비껴가는지
허공중에 빈말 하나 떠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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