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회양목

洪 海 里 2019. 3. 18. 12:22

회양목

 

洪 海 里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봄날에
꽃이 피었는지도 모르고
무심하니 지나치는데


걸신들린 듯
벌 떼 잉잉거리는 소리
귀가 소란스러워
뒤돌아 자세히 보니 꽃이 피었다

잎도 작고 꽃은 더 작아
부끄러운 듯 부끄러운 듯
선비 사랑채 앞에 자리잡고
은밀하니 꽃을 피웠다


"참고 견뎌 내라!"고
잉잉대는 벌 떼가 소리칼 잡고
꽃말을 한 자 한 자 새기고 있다.

 

 

 

 

 

회양목

동의어 : 황양목(黃楊木), 화양목, 도장나무, 회양나무, 고향나무, box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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