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어두일미

洪 海 里 2019. 2. 4. 07:48

어두일미魚頭一味


洪 海 里





조기를 구우면

어머니는

대가리만 떼어 드셨다


아내도

애들을 낳고 나선

머리가 맛있다 했다


조기 머리 속에는

깨가 서 말일까

금이 닷 말일까


대가리를 씹다 돌만 깨문

나는

입 안이 얼얼하다.


- 월간《우리詩》(2019. 4월호. 제370호)



나무야 나무야!

어떤 나무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라고 합니다.

생명은 없지만 존재는 남는 나무.

하지만 쓸쓸히 밑동만을 남긴 나무가 안타까웠던 걸까요.

누군가가 빈자리에 돌을 채워 넣었습니다.

존재를 대신하려는 마음이 따뜻합니다.

―강원 속초시 신흥사에서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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