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번역시

[스크랩] 꽃나무 아래 서면 눈물나는 사랑아/홍해리/낭송 :단이

洪 海 里 2018. 5. 11. 20:10

     



    꽃나무 아래 서면 눈이 슬픈 사람아
    이 봄날 마음 둔 것들 눈독들이다
    눈멀면 꽃 지고 상처도 사라지는가


    욕하지 마라, 산것들 물오른다고
    죽을 줄 모르고 달려오는 저 바람
    마음도 주기 전 날아가 버리고 마니
    네게 주는 눈길 쌓이면 무덤 되리라


    꽃은 피어 온 세상 기가 넘쳐나지만
    허기진 가난이면 또 어떻겠느냐
    윤이월 달 아래 벙그는 저 빈 자궁들
    제발 죄 받을 일이라도 있어야겠다
    취하지 않는 파도가 하늘에 닿아
    아무래도 혼자서는 못 마시겠네


    꽃나무 아래 서면 눈물나는 사랑아.


     *홍해리(洪海里) 시집『봄, 벼락치다』2006)


출처 : 우리시회(URISI)
글쓴이 : 단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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