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곡선의 시

洪 海 里 2018. 8. 17. 15:26

곡선의 시


洪 海 里




직선의 시는 싫다

맛도 없고 졸음이 온다.


곡선이 있어 번짐이 있는 시

조용히 스미고 가만히 번져드는

떨리는 거문고 현처럼

느리게 가슴을 울리는 시

그런 시가 좋다.


그러니 시가 익을 때까지

진드근히 기다리거라.

야비다리하지 말고

진동한동하지 말고

초벌 매고 이듬매기하면서 농사 짓듯이,


쇠를 달구고 두드리고 담금질하고

또 달구고 두드리고 담금질하고

또 그렇게 해서

날을 세우듯이

이드거니 다듬으면서 기다리거라.


*《우리詩》2018. 12월호 게재.


* 빅토리아연꽃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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