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는 어디 있는가』(2019)

시時를 쓰다

洪 海 里 2018. 12. 11. 08:47

 

를 쓰다

 

洪 海 里

 

  

"매일 새벽 3시, 나는 어김없이 눈을 뜬다

時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時를 쓰며 살아온 40년…….//

신작『비밀』로 돌아온 그에게

이 시대의 時를 묻다."

 

그렇다, 40년간 時를 쓰다

언뜻 눈을 뜨니

남은 것은 詩뿐이었다

절[寺]에 들어가 경도 외지 않고

날[日]만 쓰니 말씀[言]이 남았다

시인은 詩에 時를 써야 하는가

왜 나에게 時를 묻는가

텅 빈 내 가슴속 언저리에

귀먹은 거문고 하나 세워놓고

현간絃間을 읽다 보니

행간行間에 거문고 소리가 놀고 있

흰 소리와 검은 소리 아래

우선 밑줄 하나 긋는다

천신千辛과 만고萬苦의 세상에서

어쩌자고 이 시대 時를 묻는 것인가

분명 詩를 묻는 것은 아니다

묻힌 것이 時든 詩든 모두 시든 것뿐이어서

내가 묻는 것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웠다

時人이 詩人인가, 詩人이 時人인가

나는 도대체 알 수가 없다.

 

 

* 2010. 6. 27. 청주KBS '문화현장 인터뷰 人'의 자막임.

● 인터뷰 人
- 청주가 낳은 서정시의 대표시인 홍해리가 최근 열여섯 번째 시집 『비밀』을 출간했다.
1969년 등단한 이후, 매일 시를 쓰고 있다는 그의 삶.
그의 신작 시와 삶의 단편들을 '인터뷰 人'에서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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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KBS 문화현장 링크
http://cheongju.kbs.co.kr/tv/tv_culture_view.html

 

- 시집『독종』(2012,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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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로 : 홍철희 작가 촬영.

 

* 찬물에 발 담그고 물고기를 노리고 있는 백로!

누구의 자화상 같다.

누구?

너!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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