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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 치매행致梅行 · 237 / 금강

洪 海 里 2018. 12. 12. 03:57


만찬


      - 치매행致梅行 · 237

 

          洪 海 里

 

 

삶은 감자 한 알

달걀 한 개

애호박고추전 한 장

막걸리 한 병.

 

윤오월 초이레

우이동 골짜기

가물다 비 듣는 저녁답

홀로 채우는 잔.


 

   - 시집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 도서출판 움, 2018


 



 


 

  삶은 감자와 달걀에 전이 놓였다면 막걸리 안주로는 어지간한데, 가만 보니 그게 아니다.

만찬이어서, 함께 즐기는 손님은커녕 홀로 잔을 채우는 그만의 만찬이어서 애잔하다.

한 알, 한 개, 한 장이 막걸리 한 병의 초대라니.

 

  오랜 가뭄에 더는 견딜 수 없는 몸, 마른 골짜기 적시려고 혼자 잔을 채우는 이의 저녁은 쓸쓸하다.

오래 묵은 독작을 엿보다가 문득 방문을 열고 들어가 마음에 둔 잔을 꺼낸다.


    - 금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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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금강하구사람|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