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멀다
- 치매행致梅行 · 238
洪 海 里
정은 깊어야 포근하고
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리운 것은 멀리서 반짝이고
별은 멀어서 그립다.
그래서
사랑이다.
하여,
그리 깊고도 먼 것인가, 아내여!
- 시집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 도서출판 움, 2018
나이 들수록 눈은 깊고 가라앉은 생각은 고요하다.
사랑 고백을 쓰고 당신 대답을 기다리다가 묵시의 시간을 안고 잠든다.
꿈속에서 별은 반짝, 닿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멀다.
깊고 멀어서, 눈물도 한숨도 사랑의 언어인가 하여 놓칠 수가 없다.
내게 사랑은 그렇게 도달한다.
입술로 발설하지 않은 당신의 깊고 고요한 가슴에 내 몸을 담가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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