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는 어디 있는가』(2019)

산수유 그 여자

洪 海 里 2018. 12. 19. 06:34

* 내외신문 2017 . 04. 03.

 

산수유 그 여자

 

洪 海 里

 

 

눈부신 금빛으로 피어나는
누이야,
네가 그리워 봄은 왔다

 

저 하늘로부터
이 땅에까지
푸르름이 짙어 어질머리 나고

 

대지가 시들시들 시들마를 때
너의 사랑은 빨갛게 익어
조롱조롱 매달렸나니

 

흰눈이 온통 여백으로 빛나는
한겨울, 너는
늙으신 어머니의 마른 젖꼭지

 

아아,
머지않아 봄은 또 오고 있것다.

 

* 홍해리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시집『투망도』(1969)로 등단하였으며 사단법인 우리詩진흥회 이사장으로 '우이시낭송회'를 30여 년째 이끌고 있다.

2015년에 19집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를 출간하였다.

2017. 04. 03.

 

 

*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사랑공원'의 홍해리洪海里 시목「산수유 그 여자」

 

  * 구례군 산동면 상관마을 산수유문화관 사랑공원 안에 홍해리 시인의 ‘산수유 그 여자’ 시비가 있다. 상관마을에는 홍 시인의 시비 외에   홍준경 송연 선인영님 등의 시비가 세워져 있어 산수유 사랑공원의 분위기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69년 시집 <투망도>로 등단, <우리들의 말>을 비롯해 최근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를 발표한 홍해리 시인은 86년 시 동호회 ‘우이시회’에서 발전한 ‘우리시진흥회’에서 30여 년째 활동 중이다.
   홍해리 시인은 이생진, 채희문, 임보, 박희진 등 친분이 있던 시인을 박흥순 화백에게 소개시켜 주었고, 박 화백의 화실로 우이동 시인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박 화백도 우이동 시인들의 모임인 ‘우리시진흥회’의 화가 멤버가 됐다.
   그가 몸담고 있는 사단법인 우리시진흥회는 정기적인 시낭송회와 작품집 발간을 통해 우리 시의 발전과 대중화를 이끌고 시 창작과 낭송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1986년 설립됐다. 전신은 서울 우이동 시인들이 결성한 문학 단체인 우이시낭송회의 활동을 이어받아 정기적으로 시 낭송회를 개최하면서 지속적으로 월간 시지 《우리詩》 도 발행하고 있다.
   우리시진흥회는 정기적인 시낭송회와 작품집 발간 등을 통해 시인들 간에 서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 창작 의욕 고취, 우리 시의 발전과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인과 화가로 각각 살아오면서 마치 한 몸처럼 적잖은 삶을 공유해 온 홍해리(77) 시인과 박흥순(65) 화백의 인연. 두 예술가는 고등학교 스승과 제자로 만나 40여년을 함께 활동해오고 있다.
   박흥순 화백은 우리시회 활동을 묵묵히 돕는다. 홍해리 시인의 작품집 삽화를 그리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시진흥회 회원의 활동도 화가인 박흥순 화백이 돕고 있다. 실과 바늘 같은 그들의 인연은 시인과 화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란다.
   홍 시인이 청주 세광고등학교 영어교사 시절, 박 화백이 그 학교 마지막 제자로 박 화백은 그때 미술을 하던 학생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스승과 제자로 40년 세월을 실과 바늘 같은 돈독한 "인연으로 시와 그림이 함께 조화를 이루니 아름다운 인연이다.< 시중유화(詩中有畵), 화중유시(畵中有詩). 시(詩)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는 말이다>
   <우이시낭송회>는 시낭송 행사를 현재 350여 회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의 유수한 시낭송회의 하나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회원은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구분하고 정회원은 기성문인 및 예술인으로 구성되며 준회원은 시와 예술을 사랑하는 일반인으로 되어 있다.
   시와 예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든지 찾아와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모임으로 개방되어 있다고 한다.
   시집으로는 *『투망도投網圖』(선명문화사, 1969) *『화사기花史記』(시문학사, 1975) *『무교동武橋洞』(태광문화사, 1976) *『우리들의 말』(삼보문화사, 1977)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민성사, 1980) *『대추꽃 초록빛』(동천사, 1987) *『청별淸別』(동천사, 1989) *『은자의 북』(작가정신, 1992) *『난초밭 일궈 놓고』(동천사,1994) *『투명한 슬픔』(작가정신, 1996) *『애란愛蘭』(우이동사람들, 1998) *『봄, 벼락치다』(우리글, 2006) *『푸른 느낌표!』(우리글, 2006) *『황금감옥』(우리글, 2008) *『비밀』(우리글, 2010) *『독종毒種』(2012, 도서출판 북인)등이 있고, *『홍해리 시선洪海里詩選』(탐구신서 275, 탐구당, 1983) *『비타민 詩』(우리글, 2008) *『시인이여 詩人이여』(우리글, 2012)이 외에도 홍 시인은 *『치매행』(황금마루, 2015) *『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등의 시집을 냈다.
   홍 시인은 시는 쉽고 짧고 재미있어야 한다. 음식도 맛이 있어야 하듯 시도 맛이 있어야 한다. 향기가 있어야 한다. 아름다워야 한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결코 아니다. 시는 한번 읽고 나면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야 한다. 시는 읽고 난 후에 사색에 젖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울려주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짜릿하게 파문을 일으키든가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시는 진선미의 맑고 고운 맛과 멋이 배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 이진호(시인)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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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꽃과 생강나무꽃은 비슷하다. 진달래보다도 더 일찍 피는 눈 속의 매화나 동백 말고는 초봄에 가장 먼저 피우는 것도 같다. 그러나 비슷하다는 말은 어폐가 있다. 왜냐하면 산수유꽃, 생강나무꽃은 우선 색깔이 노랗고 멀리서 보면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산에서는 산수유를 볼 수가 없고 생강나무는 깊은 산은 아니더라도 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꽃모양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꽃이 다를 뿐 아니라 수피도 다르고 잎도 다르다.

 

  산수유와, 생강나무꽃은 둘 다 진달래나 목련, 벚꽃처럼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지만 산수유는 암수한꽃이며 생강나무는 암수 딴그루이다. 꽃 모양 또한 전혀 다르다. 생강나무꽃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암수 꽃 구분도 어려울 뿐 아니라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뭉쳐 피며 꽃대가 없어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데 마치 팡팡 터진 팝콘처럼 보인다. 그에 반해 산수유꽃은 몇 십개의 꽃이 우산처럼 둥굴레 모여서 피는데 하나하나가 4장의 꽃잎을 가지고 있어서 단지 작을 뿐 일반적으로 아는 꽃처럼 보인다.

 

  시의 제목 “산수유 그 여자“를 보고 문득 생강나무 여자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꽃을 열거해 보았는데 산수유가 어머니 누이 같은 꽃이라면 생강나무꽃은 가랑머리 땋은 소녀 같은 꽃이라고나 할까. 꽃이 열매를 맺고 한 시절이 가듯 소녀가 어머니가 되고 어머니가 소녀를 보듯 봄은 와 산수유 생강나무꽃은 또 피고 질 것인데 마치 후년의 봄이 안 올 것처럼 걱정 아닌 걱정을 해 보는 것이다. 22.05.11.

  - 출처: https://cloudleisurely.tistory.com/251 [하얀구름 따라 유유자적]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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