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여자 · 1
洪 海 里
하늘까지 분홍물 질펀히 들여 놓는
닿으면 녹을 듯한
입술뿐인
그 女子.
참꽃여자 · 2
두견새 울어 예면
피를 토해서
산등성이 불 지르고
타고 있는 그 女子.
섭섭히 끄을리는 저녁놀빛 목숨으로
거듭살이 신명나서
피고 지는
그 女子.
참꽃여자 · 3
무더기지는 시름
입 가리고 돌아서서
속살로 몸살하며
한풀고 살을 푸는
그 여자.
눈물로 울음으로
달빛 젖은 능선따라
버선발 꽃술 들고
춤을 추는
그 여자.
* 진달래꽃은 http://cafe.daum.net/rimpoet에서 옮김.
참꽃여자 · 4
긴 봄날 타는 불에
데지 않는 살
그리움 또아리튼
뽀얀 목의 그 여자.
안달나네 안달나네
천지간에 푸른 휘장
아파라 아파라
바르르 떠는 이슬구슬 그 여자.
참꽃여자 · 5
바람처럼 물길처럼
넋을 잃고 떠돌다
눈물 뚝뚝 고개 꺾고
재로 남는
그 女子.
-시집 『난초밭 일궈 놓고』(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