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는 어디 있는가』(2019)

설중매雪中梅 앞에 서서

洪 海 里 2019. 1. 7. 03:59


       설중매의 붉은 자태

    


9일 오전 강원 동해시 천곡동 시의회 화단에 홍매화가 피었다.
전날 내린 눈과 어우러져 우아한 설중매의 향취를 뽐냈다.  

- 동아일보 2020. 2. 10.




설중매 앞에 서서

 

洪 海 里

 

  1
수억 광년을 잠자던 별들이
싸늘한 영혼으로 터뜨리는
하얀 불꽃이다

  2
싸락눈 같은 창백한 속삭임
새벽 4시의
無明

  3
별똥별의 
추락
화사한, 화사한
마침표

  4
天上의 紋樣
가지마다
淸淸白白
淸虛로다

  5
청천벽력 같은
투명한
불꽃 앞에
그냥 죄스럽다
마냥 부끄럽다.

 

- 시집『투명한 슬픔』(1996, 작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