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수심水深

洪 海 里 2019. 2. 3. 11:09

수심水深


洪 海 里




날 선 칼날 위에 서서

시퍼렇게 눈을 떠라


그늘 없는 생이 무슨 깊이가 있겠느냐


사랑도

그리움도

아파야 비로소 환하게 피어나지 않느냐


절망도

고통도

깊어야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법이려니!


- 2004. 06. 25.






바람의 방향

등 뒤에서 발걸음 재촉하듯 불어오면 힘껏 버텨라.
인생의 속도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 떠밀려 가지 말라.
쓰러뜨릴 듯 정면에서 닥쳐오거든 그것 또한 버텨라.
시련에 맞서 돌파한 자만이, 따스한 봄날을 누릴 것이다.

― 미국 유타 자이언캐니언에서


사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글=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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