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水深
洪 海 里
날 선 칼날 위에 서서
시퍼렇게 눈을 떠라
그늘 없는 생이 무슨 깊이가 있겠느냐
사랑도
그리움도
아파야 비로소 환하게 피어나지 않느냐
절망도
고통도
깊어야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법이려니!
- 2004. 06. 25.
바람의 방향
등 뒤에서 발걸음 재촉하듯 불어오면 힘껏 버텨라.
인생의 속도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 떠밀려 가지 말라.
쓰러뜨릴 듯 정면에서 닥쳐오거든 그것 또한 버텨라.
시련에 맞서 돌파한 자만이, 따스한 봄날을 누릴 것이다.
― 미국 유타 자이언캐니언에서
사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글=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