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정곡론正鵠論』(2020)

수유역 8번 출구

洪 海 里 2018. 9. 21. 15:45

수유역 8번 출구

 

洪 海 里

 

 

바람 부는 날

나 역에 나가 그대를 맞으리라.

 

수유역 8번 출구

그대를 처음 만난 곳.

 

사람들이 물밀듯 몰려 나오는데

그대는 보이지 않네.

 

한 계절이 그렇게 흐르고

한 해가 저물고 있는데,


눈도 내리지 않고

바람만 부는 한낮.

 

나 그곳에 나가

무작정 기다리네.

 

바람은 그날처럼 불어오는데

그대는 오지를 않네.

 

바로 그때,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 계간《리토피아》2018. 가을호(통권 71호).

 

* 물거울에 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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