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詩』와 우이시낭송회

제371회 우이시낭송회 / 김영민(성우·시인)

洪 海 里 2019. 8. 6. 10:40
제371회 우이시낭송회 / 2019. 5. 25. 도봉도서관 시청각실

어제 우이시 낭송회를 찾아 시단의 두 그루 큰 나무 임보, 홍해리 선생님의
귀한 말씀도 듣고 시 한 편씩 읽어드렸습니다. 
두 분 부디 오래 건강하십시오.() 


씹어 삼키다
- 치매행致梅行 · 266

洪 海 里 
 

평생 누굴 한 번 씹어 본 적 없는데
아내는 음식물 씹는 걸 잊었습니다  
 
남의 물건 꿀꺽해 본 일 없는데도
물 삼키는 것도 잊어 버렸습니다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라서
마음이 이내 무너지고 맙니다  
 
눈시울이 뜨거워
소리 없이 흐느끼다 눈물을 삼킵니다  
 
마지막이라는 말
끝까지 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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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음식 간보기

林 步 
 

아내는 새로운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내 앞에 가져와 한 숟갈 내밀며 간을 보라 한다 
 
그러면
"음, 마침맞구먼, 맛있네!"
이것이 요즈음 내가 터득한 정답이다. 
 
물론, 때로는
좀 간간하기도 하고
좀 싱겁기도 할 때가 없지 않지만― 
 
만일
"좀 간간한 것 같은데" 하면
아내가 한 입 자셔 보고 나서
"뭣이 간간허요? 밥에다 자시면 딱 쓰것구만!'
하신다. 
 
만일
"좀 삼삼헌디" 하면
또 아내가 한 입 자셔 보고 나서
"짜면 건강에 해롭다요. 싱겁게 드시시오."
하시니 할말이 없다. 
 
내가 얼마나 멍청한고?
아내 음식 간 맞추는 데 평생이 걸렸으니 
 
정답은
"참 맛있네!"인데
그 쉬운 것도 모르고….


 * 성우/시인 김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