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슴새벽
洪 海 里
동짓달 보름
어스름 새벽 세 시
「너에게 인생이 춤추고 있다」
시 한 편 써서
"명편이다, 명편이야!' 하며
낭독하는데
첫 행도 못다 읽고 잠이 깼다
어찌
'네 인생이 춤추고 있다'가
아니라
'너에게 인생이 춤추고 있다'일까
내일이면 나이 팔십
한평생이 새벽녘의 일장춘몽인가
헛꿈 타령으로 희번하니 밝아오는
동짓달 어슴새벽.
* 2019. 12. 11. 동짓달 보름날에.
모래사장의 고인돌
모래사장에 누군가 고인돌을 만들어 놨습니다.
무얼 묻었을까요?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시름일까요, 아니면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추억일까요.
― 경북 경주시 감포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동아일보 2019.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