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산책 1 · 2

洪 海 里 2020. 3. 22. 10:16

산책

 

洪 海 里

 

 

산책은 산 책이다

돈을 주고 산 책이 아니라

살아 있는 책이다

발이 읽고

눈으로 듣고

귀로 봐도 책하지 않는 책

책이라면 학을 떼는 사람도

산책을 하며 산 책을 펼친다

느릿느릿,

사색으로 가는 깊은 길을 따라

자연경自然經을 읽는다

한 발 한 발.

                    - 시집『독종』(2012, 북인) 



* 여연 시인의 페북에서 옮김.




산책 · 2

 

洪 海 里


 

한발 한발 걸어가면

발로 읽는 책 가슴속에 비단길 펼치고

눈으로 듣는 책 마음속에 꽃길을 여니

줄 줄만 아는 산 책에 줄을 대고

한없이 풀어 주는 고요를 돌아보라

줄글도 좋고 귀글이면 또 어떤가

싸목싸목 내리는 안개, 그리고 는개

온몸이 촉촉이 젖어 천천히 걸어가면

산 책 속에 묻히리니,


입으로 듣고 귀로 말하라

인생은 짧고 산책은 길다.



'시화 및 영상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 가을 들녘에 서서  (0) 2020.03.26
새해 선물  (0) 2020.03.23
꽃나무 아래 서면 눈물나는 사랑아  (0) 2020.03.22
수심 /dada님  (0) 2020.03.21
그물  (0) 202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