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탕과 모루
洪 海 里
나무를 패거나 자를 때
밑에 받쳐 놓은 나무토막인 모탕은
장작을 낳는 어미요
달군 쇠를 올려놓고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쇳덩이인 모루는
연장을 낳는 어미이니
모탕과 모루의 '모'자는 '母'가 맞다
'탕'은 무엇이고 '루'는 무엇인가
금고 '탕帑'을 母에 이어 母帑이라 하면
불을 땔 장작을 낳는 모탕이 되고
母에 진을 뜻하는 '루壘'를 붙여 毛壘가 되면
도구와 연장을 낳는 어미가 되지 않겠는가!
* 때로는 이렇게 우리말을 한자로 만들어 보는 재미도
시인이 즐기는 놀이가 아닐런지!